로또 1등이 인생의 저주로

비참한 말로 맞은 형제

2019-10-14(월) 22:51

길을 걷다 벼락을 맞아 죽기보다 어렵다는 확률을 뚫고 로또 1등에 당첨돼 천국으로 향하는 급행열차를 탄 두 남자의 말로(末路)는 비참하고 처참했다. 동생을 죽인 살인자로, 다른 한 명은 모든 것을 탕진한 채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좀도둑 신세로 전락했다.

최근 친동생 살해 혐의로 체포된 A(58)씨의 사연은 주변 사람들을 경악게 했다. 수년 전 전북 전주에서 로또 1등에 당첨돼 세금을 뺀 당첨금 8억여원을 손에 쥔 A씨는 이 중 3억원 상당을 자신의 누나와 동생 2명에게 나눠준 뒤, 정읍에 식당을 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난에 시달렸다.

A씨는 자신이 준 당첨금을 보태 산 동생(49)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4천600만원을 빌려 썼으나 이후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아 매달 25만원의 대출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동생은 그런 형을 처음에는 이해했지만 은행의 빚 독촉이 계속되자 최근 A씨와 여러 차례 다퉜다.형제의 갈등은 점점 커졌고, 급기야 A씨는 지난 11일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동생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억대의 돈을 선뜻 줄 정도로 우애 깊던 형제에게 로또 당첨은 천국이 아닌 비극으로 향하는 길이 되고 말았다.
권병찬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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