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의 네살 짜리 아들이 재혼한 남편이 직접 키우겠다며 데려간지 이틀만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사망한 전 남편의 아들은 아버지와 고씨가 사는 청주 집에 잠깐 놀러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고씨의 집에서 전 남편 아들 A(4)군이 질식사하기 이틀 전 재혼한 남편 B(37)씨가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며 제주도에 가서 데려왔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피의자 고씨는 당초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6)을 제주 친정집에 맡겨놓고, 2017년 재혼한 남편과 청주에서 둘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2월 28일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직접 키우겠다"며 제주에서 청주로 A군을 데리고 왔다.

A군은 친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제주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3월 조사 당시 고씨도 양육 의사에 동의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나 전 남편의 아들을 청주로 옮겨온 지 이틀만인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A군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재혼한 남편 B씨가 119에 이를 신고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와 함께 잠을 잤는데 깨어보니 숨져 있었다. 내 다리가 (아이의 몸에) 올라가서 그랬는지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진술했다.

B씨는 당시 고씨는 다른 방에서 따로 떨어져 자고 있었다고 말했다.경찰은 지난 5월 A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 A군의 몸에서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고, 약물이나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명확하지 않은 A군의 사망 경위에 대해 의심하고 최근까지 이들 부부에 대한 조사해 왔다. 고유정이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A군의 사망 원인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뜨거웠다. 상당경찰서는 현재 고씨 부부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확보해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병찬 kbc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