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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근 전 한보그룹 부회장 “아버지 사망했다”

검찰, 사실관계 확인 중

2019-06-24(월) 08:54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회삿돈 322억원을 해외로 빼돌리고 253억원의 국세를 체납한 혐의를 받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 전 한보그룹 부회장은 도피생활 21년 만에 검거되면서 검찰에 “아버지(정 전 회장)가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숨졌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정 전 부회장을 파나마 공항에서 국제공조로 검거해 22일 국내 압송했다고 23일 밝혔다.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를 운영하던 정 전 부회장은 외환위기의 발단이 된 ‘한보 사태’ 수사가 진행되자 1997년 11월 회사가 보유한 루시아석유 주식의 매각자금 322억원을 스위스에 있는 타인 명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정 전 부회장은 1998년 6월 서울중앙지검 조사를 끝으로 잠적했다. 당시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이 출국 기록도 남기지 않은 탓에 공소시효 만료 이틀 전인 2008년 9월 그를 일단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기소 이후에도 정 전 부회장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재판은 열리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정 전 부회장의 재판이 오는 2023년 9월 시효가 경과될 위기를 맞자 대검 국제협력단은 지난해 8월부터 원점에서 수사를 재개했다. 검찰은 그가 캐나다 시민권자로 신분을 세탁한 정황을 포착한 후 20017년 7월부터 남미 에콰도르에 머물고 있는 사실까지 확인해 그가 미국 입국을 시도하기 직전 경유지인 파나마에서 국제공조로 검거했다.

정 전 부회장은 주파나마 한국 영사와 면담한 후 가짜 미국 여권을 반납하고 귀국 의사를 밝힌 뒤 두바이 등을 거쳐 57시간 만에 국내로 송환된 상태다.

정태수 전 회장은 1997년 한보 특혜대출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후 사기와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돼 징역 15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2002년 6월 대장암 판정을 받아 복역 5년 5개월만에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고 같은 해 12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후 정 전 회장은 2003년 9월 자신이 이사장이었던 강릉영동대의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2006년 2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재판부가 정 씨가 고령인 점 등을 감안해 법정 구속을 하지 않은 틈을 타 2007년 5월 일본으로 건너간 뒤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해 잠적했다.

1923년생인 정 전 회장이 살아 있다면 현재 96세다. 하지만 국내 송환된 정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1년 전 에콰도르에서 숨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고 검찰은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권병찬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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