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환경일보=정지윤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숨진 채 발견된 김문기 전 경기 성남도시개발공사(도개공) 개발1처장의 유족이 "고인은 유동규의 최측근이 절대 아니며 뺨도 맞았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의 친동생 A씨는 23일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소재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과수익 환수에 대해 본부장이나 상관들에게 결재서류, 보고서류를 여러차례 제출했지만 다 반려됐다"며 "그것 때문에 구속돼 있는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다툼이 있었고 따귀도 맞은 걸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고 형은 상관 지시대로 따르지 않아 승진 등 고과도 최하로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에 위치한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할 당시 평가위원으로서 유리한 점수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하나은행이 선정되도록 정민용씨와 짜고 다른 업체에 0점 처리를 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총점 1000점 중 3%에 불과하다"며 "그런데도 결정적으로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이 되도록 한 것처럼 묘사됐다"고 해명했다.

김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주식회사'의 사외이사를 맡은 것에 대해서도 "도개공과 성남의뜰 간의 합의로 이뤄진 정식사외 이사다"라며 "뭘 받아서 한 것이 아니다. 법적인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A씨는 "(형이) 유서는 따로 쓰지 않았지만 조카가 집에서 형의 소지품과 여러가지를 챙기다 보니 편지를 하나 발견했다"며 "그것은 전 도개공 사장에게 보내려고 한 자필편지 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용은 초과수익 환수 부분에 대해 여러번 언급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억울하고 또 회사에서 왜 변호사나 법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는지 억울하다는 것 등이다"라며 "A4용지 두 장 정도 분량의 편지는 공개돼야 본다. 차후 경찰에서 받으면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취재진을 향해 "언론은 마치 고인이 결정을 해서 설정이 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그것이 가장 억울하다"며 "진실을 잘 전해달라"고 마무리했다.

앞서 김 처장은 지난 21일 오후 8시21분께 성남 분당구 도개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도개공이 공모사업 지침서와 사업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이뤄진 김 전 처장에 대한 1차 부검에서 '목맴에 의한 질식사'라는 소견이라고 통보받았다"며 "일부 필요한 수사를 진행한 뒤 (변사)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정밀 검사 결과는 몇주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윤 기자 dpqms9277@naver.com